추모꽃 놓인 종로 송해길, 송해 선생을 추모하며...
며칠 전 송해 선생이 올해 95세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최고령 MC로 공식 인정을 받아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기사를 접했는데요.
어제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종로에서 근무하다 보니 송해길을 오가면서 몇 번 지나치기도 하고,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 송해길에서 어르신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아온 터이고, 방송에서 1988년부터 34년 동안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한 국민 MC라서 많은 안타까움이 드네요.
1927년생, 우리나이로 96세 장수는 하셨지만 우리 방송과 삶에 큰 영향을 준 분이라 더욱 안타깝게 여겨집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송해길에 놓인 추모 모습과 송해 선생 이야기를 을 담았습니다.
종로 송해길은 종로 2가 사거리 탑골공원 옆, 육의전빌딩에서 낙원상가에 이르는 240m 구간을 종로구에서 2016년에 명예도로로 설치한 곳입니다.
행정상의 명칭은 수표로이며, 종로구 명예구민으로 2011년에 송해선생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50년 넘게 종로구 낙원동 일대를 제2의 고향처럼 여기며 활동했던 송해 선생을 기리기 위해 이름을 붙인 거리입니다.
송해 선생은 낙원동에 연예인 상록회를 열고 수십 년간 연예인들의 마당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종로 5가역 앞 백제정육식당 3층 305호가 아직도 그의 개인 사무실로 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에도 상록회에 출근하고 퇴근했다고 합니다.
송해 선생 이력
(대한민국 코미디언이자 사회자, 가수)
1927. 4.27 황해도 재령에서 7남매 중 막내로 출생(본명은 송복희)
1949 황해도 해주예술전문학교 22세에 입학, 성악 공부
1951 1.4 후퇴 당시 홀로 부산으로 피난하면서 가족과 이별
(공산당 유격대 모병을 피하기 위해 인근마을로 숨어다니다 연평도에서 미군함을 타고 부산으로 피란했으며, 피란 당시 바닷물로 밥을 지어먹은 뒤 바다 海를 사용해 이름을 다시 지었음)
1951 6.25 전쟁 참전하여 3년 8개월 군생황(이후 국가유공자 지정)
1955~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활동
TV 출현으로 조연급 코미디언으로 활동
1960년대 동아방송 스무고개, 나는 모범 운전사 출연
1986 아들의 오토바이 교통사고 충격으로 방송활동 중단
1988~ 전국노래자랑에서 MC로 34년 활동, 기네스북 등재
(일요일의 남자, 국민 MC 인정)
2022. 6. 8 08:00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
(1남 2녀를 두었으나 아들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2녀만 있음)
송해 선생은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사무실에 출근하고 퇴근했다고 할 정도로 건강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5월 23일 기네스 세계기록 등재 당시 인터뷰에서 이미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었고, 돌아가시기 4일 전에는 전국노래자랑이 2년 만에 야외 녹화가 재개됐는데 장거리 이동 등의 이유로 불참했을 정도로 이미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송해 선생은 코미디언협회장으로 3일장을 치루며 내일 오전에 발인을 하고, 장지는 부인 고 석옥이 씨 묘가 안장된 대구시 달성군 옥포리라고 합니다.
부인의 고향에 눕고 싶다는 생전의 유언을 따른 것이라고 하네요.
비가 내리고 있는 종로 송해길
송해 선생은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동안 ‘전국’을 넘어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 평양 모란봉까지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마이크를 잡았었죠.
그러나 고향 땅 황해도 재령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원은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송해는 2010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황해도 재령편 ‘전국노래자랑’을 열고 싶다며, 그것은 내가 말할 수 있을 때까지의 평생소원이다라고 말했었습니다.
송해길에는 송해 선생의 동상이 2개 놓여 있습니다.
하나는 파고다빌딩 앞에, 다른 하나는 종로3가역 5번 출구 앞입니다.
파고다빌딩은 송해 선생이 많이 찾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500원 국밥집, 6000원으로 오른 이발소 단골손님, 낙원동 사우나, 종로 진낙지 등 송해 선생의 주 활동지가 파고다빌딩 주변이었습니다.
파고다빌딩 앞에 있는 첫 번째 송해 선생 동상
누군가가 추모하기 위해 국화꽃을 가져다 놓았네요.
종로3가역 5번 출구 앞에 있는 두 번째 송해 선생 동상
송해 선쟁이 자주 이용했던 종로진낙지, 일미식당과 송해길보존회 등에서 보내온 근조화와 국화꽃이 있습니다.
낙원상가 옆에 있는 일미식당
송해 선생이 자주 방문하는 식당으로 며칠 전에도 된장찌개를 드시며 식사하러 다녀가셨다고 합니다.
송해 사진이 붙어있는 자리가 송해 선생의 지정석이었다고.
가족과 헤어져 홀로 피란을 해 평생의 한으로 남은 이산가족이었던 송해 선생.
하늘나라에 가셔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어머니 품에 안겨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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