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용왕산 용왕정 풍경과 본각사 산책
지난 주말 집 근처 산책을 하다가 목동에 있는 용왕산까지 다녀왔습니다.
용왕산은 옛 지도상에 엄지산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산의 모양이 엄지손가락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목동 안양천 하류에 위치하여 한강과 합수되는 지점에 있는 야트막한 산입니다.
산의 높이가 78m에 불과하지만, 용왕산 정상에 있는 용왕정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서울 조망명소인 곳입니다.
용왕산 용왕정에 올라 풍경을 바라보고, 아래쪽에 도심 속 작은 사찰인 본각사가 있어 함께 둘러보며 산책을 했습니다.
용왕산 정상에 있는 용왕정
용왕산은 목동아파트 1단지와 2단지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용왕산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살았던 박씨 성을 가진 사람이 왕이 되려고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전설이 있어 유래하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임금이 꿈에서 누군가 자신을 헤치는 꿈을 꾸었고, 엄지산 아래에 사는 영험한 힘을 가진 박씨 노인이 죽어서 용으로 변신한 뒤 왕이 되려는 것을 알고는 화살로 용을 죽였다는 고사가 있습니다.
옛날의 내랴오는 전설이지만, 뭔가 그럴 듯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이 내려오는 것이겠죠?
말도 안되는 전설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ㅎㅎ
(그냥 내 생각입니다)
1971년 목동 근린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지금은 용왕산 근린공원이 되어 인근 목동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많이 이용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2016년 서울시 테마산책길로 선정된 용왕산 숲이 좋은 길은 용왕산 전체를 한 바퀴 아우르는 코스로 2.6km, 소요시간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목동 우성아파트 우측으로 조금 올라가면 용왕산 근린공원 숲이 좋은 길이 나옵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데크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길을 용왕산 무장애 숲길이라고 하는데 용왕산 입구에서 용왕정까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쉽게 올라가도록 조성한 길입니다.
용왕산 정상 아래쪽에는 용왕산 근린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애견 놀이터와 운동장, 배드민턴장 등의 체육시설이 있어서 시민들이 많이 나와 있더군요.
힌쪽으론 용왕산 유아숲 체험장이 있는데요.
뽕나무 오르기, 밧줄 오르기, 껑충 나무뛰기 등의 체험기구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용왕산 근린공원에서 서쪽으로 계단이나 나무데크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용왕정이 나옵니다.
용왕산 정상(78m)에 있는 용왕정
서울정도 600년(1394~1994)을 기념하여 1994년에 지어진 팔작형 정자로 조선조 중기 건축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용왕산 정상은 예로부터 서울 경치를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던 유서 깊은 조망명소였다고 하네요.
용왕정에 올라가면 보이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용왕산에서는 매년 1월 1일에 새벽 6시부터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해맞이 축제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물론 금년엔 코로나로 인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요.
해가 떠오르기 전 용왕산 근린공원에서 거행되는 소망기원문 쓰기, 풍물패놀이 등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용왕정까지 올라 힘차게 북을 두드리는 희망의 대북타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환호성을 지르는 해오름 함성, 한해의 소망을 담아 풍선을 띄우는 소망풍선 날리기 등의 행사가 진행되네요.
목동과 안양천 방향 모습인데 나무들에 가려져 시원한 뷰가 다소 아쉽습니다.
목동과 신정동 풍경, 현대 41타워가 우측으로 보이네요.
성산대교 서쪽에 새로 짓고 있는 월드컵대교 모습인데요.
다리 상판까지 모두 만들어져 완공이 눈앞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는 8월 31일에 개통할 예정인데 파주, 일산, 김포에서 들어오는 차량으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가득 채우는데 이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지 11년 만에 개통하게 됩니다.
내려갈 때에는 본각사 쪽으로 내려왔는데, 용왕정 앞에 특이하게 생긴 바위가 있어 찍어 봤습니다.
반대편 길은 산길이라 올라오는 길에 비해 다소 불편한 길입니다.
용왕정에서 북쪽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오다보면 도심 속의 작은 사찰, 본각사가 나옵니다.
본각사는 조선시대부터 지금의 강서구 염창동인 염창리의 소금창고 노동자들의 쉼터이자 안녕을 기원하며 만들어진 작은 암자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 본각사가 세워진 것 같습니다.
본각사 석조여래입상이 거대하게 세워져 있고, 좌측엔 삼성각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삼성각은 산신, 칠성, 독성을 모시는 전각입니다.
본각사 대웅전 앞에 있는 칠층석탑
본각사에는 묘법연화경 권5-7(보물 제1147-3호)이 있습니다.
성종 원년(1470) 정희태왕대비의 발원으로 판각한 왕실판본인데요.
조선 전기 왕실판본 사례로서 간행시기와 동기가 분명하며, 보존상태 또한 양호하고, 전래되는 같은 초인본이 극히 희소하다고 합니다.
대웅보전 아래층 입구엔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원래 이곳의 암자 이름은 영전사로 불리다가, 1982년부터 본각사라는 절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본각사 칠층석탑
본각사 대웅보전
본각사 주차장에 있는 용왕각과 인공폭포가 있네요.
조선시대 이름난 약수터에 초기 용왕각이 있었다는 사실이 설화처럼 내려오고 있는데요.
당시 본각사가 위치한 이곳엔 약수터가 유명해 피부병에 고생하던 세조가 치료를 위해 찾았다고도 합니다.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뒤 왕위에 올랐지만, 말년엔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문종의 비)가 꿈에 나타나 자기 아들을 죽음까지 이르게 한 세조에게 침을 뱉어 피부병이 생겼다는 설화가 내려오고 있죠.
그 피부병을 낫게 하기 위해 전국에 소문난 의원과 약수터 등을 찾아다닌 건 유명한 역사기록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용왕각은 작년에 지어졌고, 약수의 기능 대신 폭포를 조성해 당시에 많은 양의 물을 내뿜고 있다는 것을 재현했다고 합니다.
2시간 정도 갈으며 안양천으로 내려왔습니다.
포근한 날씨에 안양천을 산책하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입니다.
양평교에서 바라본 안양천 모습과 보행교인 희망교
양천구나 영등포 양평동에 있는 주민이라면 운동도 할 겸 용왕산과 본각사 방향으로 산책 다녀오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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