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부 관아 객사, 관풍헌과 자규루
영월부 관아는 조선시대 영월부 치소에 건축된 관아로 영월 객사와 관풍헌, 자규루가 있는 곳입니다.
1456년(세조 2)에 청령포에 머물던 단종이 홍수가 나자 영월부 객사의 동익헌이었던 관풍헌으로 옮겨 거처하다가 1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곳입니다.
당시 단군은 자규루(당시 매죽루)에 자주 올라 임금의 자리에서 쫓겨난 자신의 비통함과 애처로움이 배어 있는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영월여행을 와서 청령포와 영월 장릉에 들린 후 영월부 관아 객사가 있어 잠시 들렀습니다.
단종 유배지, 영월 청령포 (입장료 및 관음송과 망향탑)
[조선왕릉] 한양에서 가장 먼 조선 6대왕 단종의 능, 영월 장릉
단종의 비극적인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월부 관아 객사, 관풍헌과 자규루 모습을 담았습니다.
영월부 관아의 객사였던 관풍헌
영월부 관아가 있는 곳은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인데요.
영월 관아는 조선 초기에 건립되었고, 1456년(세조 2)에 단종은 청령포에서 관풍헌으로 유배지를 옮겼고, 이곳에서 승하 후 폐허로 방치되다가 18세기말 정조에 의해 중수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대부분의 읍치 건물 구성은 지방 수령이 정무를 보는 동헌과 생활하는 내아, 향리와 육방들이 집무를 보는 작청 등으로 수성됩니다.
그리고 동헌 가까이에는 객사를 둬 임금의 위패를 모시고 망궐례를 행하며 오고가는 사신들이 머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영월부 관아의 동헌 영역은 모두 사라지고, 객사 영역인 관풍헌 등 건물 3동과 자규루만 남아 있습니다.
당시 객사 건물이 있던 곳은 불전으로 사용되고 있고, 외삼문은 전면의 아스팔트 도로로 바뀌어 원래 위치에서 안쪽으로 들여 복원한 것입니다.
중문과 부속건물, 담장, 백운루는 복원하지 못했고, 자규루 남쪽에 별도의 외삼문이 있었으나 자규루만 복원하고 외삼문은 역시 복원하지 못했습니다.
영월부 관아 앞에서 바라본 계족산(889.6m)
비가 그쳐가면서 구름이 산 허리를 감싸돌고 있는 풍경입니다.
영월부 관아 외삼문
원래 위치는 바로 앞 도로에 있어야 하는데, 안쪽에 외삼문을 복원한 것입니다.
영월부 관아는평상시에 개방하지 않고 있는 듯하고, 방문 당시에도 외삼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낮은 담장 너머로 관풍헌과 자규루가 모두 보이니 개방의 필요성은 없어 보이네요.
담장너머로 보이는 영월부 관아 객사인 관풍헌
관풍헌은 영월객사의 동헌으로 조선 태조 7년에 건립되었습니다.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청령포에서 이곳으로 옮겨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죠.
그리고 1년 후 숙부인 금성대군의 단종복위운동이 들통나면서 1457년 10월 24일 세조가 사약을 내려 승하한 곳입니다.
현재 이 곳은 조계종 보덕사에서 포교당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건물은 팔작맞배붙임집인 정사와 정사 좌우의 익사 1동씩으로 모두 3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관풍헌 옆에 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
이 나무는 단군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며 보고 있었을까요?
영월부 관아의 객사인 관풍헌이 덩그러니 있는 모습
영월부 관아의 모습은 1791년에 그려진 월중도(영월 경내의 그림이라는 의미)에 잘 표현되어 있다고 합니다.
'월중도'는 영월에 있던 단종의 유적지를 그린 8폭의 화첩으로 장릉뿐만 아니라 관아를 포함한 주변 시설을 상세하게 그려져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제1면은 장릉, 제2면은 청령포, 제3면은 관풍헌, 제4면은 자규루, 제5면은 창절사, 제6면은 낙화암, 제7면은 영월의 읍치, 제8면은 영월 일대의 지도입니다.
월중도(越中圖)의 제작시기는 단종이 숙종에 의해 복권된 1698년 이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영월부 관아의 자규루
세종 10년(1428)에 창건, 연산조에 영월군수로 있던 신숙근이 중건했던 곳이며, 원래 매죽루로 불렀습니다.
단종이 청령포에 홍수가 발생해 이곳 관풍헌에 머물면서 자규루에 올라 자규사 및 자규시를 읊은 것이 계기가 되어 자규루로 불리고 있습니다.
선조 36년(1605)에 큰 홍수로 누각이 허물어지고 민가가 들어섰다가 정조 15년(1791) 강원도 관찰사 윤사국과 영월부사 이동욱이 중건했다고 합니다.
영월부 관아 객사인 관풍헌과 자규루는 별다른 볼거리는 없지만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까지 왔으니 그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며 잠시 구경하고 가면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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