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홍콩영화, 화양연화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오랜만에 홍콩영화를 쿠팡플레이에서 봤습니다.
많이 들어 익숙하지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 화양연화.
젊었을 때에는 단지 지루하게 느낄만한 중년의 불륜영화로 치부할 것 같은 내용인데, 나이가 어느 정도 든 후에 보는 화양영화는 순수한 로맨스, 드라마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로 다가온 영화였습니다.
화양영화는 그 유명한 왕조위 감독의 작품으로 장만옥과 양조위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입니다.
화양연화는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의 만남부터 시작됩니다.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챕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영화 화양연화
개봉 2000년 10월 21일
장르 드라마, 멜로, 로맨스
감독 왕가위
출연 장만옥(첸 역), 양조위(차우 역)
러닝타임 99분
시청등급 15세 이상
국가 홍콩
(영화 사진은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옴)
영화 화양연화는 뉴욕 비평가협회상과 전미 비평가협회상에서 촬영상과 외국영화상을 수상했고,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기술상, 유럽영화상에서 비유럽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외국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였습니다.
화양연화(花樣年華)의 뜻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때를 말한다고 합니다.
1946년 개봉한 중국 영화 장상사의 OST인 화양적연화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1940년대 중국 가수인 저우쉬안이 부르던 노래가 화양연화였으며, 2000년에 개봉한 영화 화양연화 제목 역시 저우쉬안의 곡 화양적연화에서 따온 것이며, 영화 중간에 OST로 나옵니다.
화양연화의 노래 가사는 태평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슬픈 내용으로 이 노래가 나온 시대를 감안하면 중일전쟁과 국공내전으로 혼란한 중국에 대한 애틋함을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때는 언제였던가?
문득 생각해 봅니다. ㅠㅠ
화양연화를 연출한 왕가위 감독은 1987년 열혈남아를 연출하면서 데뷔한 홍콩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입니다.
홍콩영화가 한국에서 전성기를 구가할 때 아비정전, 장국영의 H2O, 중경삼림, 타락천사 등을 연출하며 사랑을 받은 감독이었습니다.
당시 홍콩영화는 허리우드 영화보다 더 인기있던 시절이었지요.
장만옥은 1964년생으로 베를린 영화제와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공리, 양자경, 장쯔이와 더불어 중화권 영화계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입니다.
폴리스스토리, 첨밀밀, 아비정전, 동사서독, 청사, 송가황조, 신용문객잔, 화양연화 등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였으며, 당시 중국 배우 중 단연 1위에 올랐던 배우였습니다.
1993년에만 무려 11편의 영화에 출연할 정도로 다작의 시대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양조위는 1962년 생으로 초반엔 연속극으로 출연하여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다가 홍콩영화가 황혼기에 접어든 시기에 알려진 배우입니다.
1990년 첨혈가두,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화양연화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무간도, 영웅, 색계, 적벽대전 등으로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바 있습니다.
화양연화 줄거리
화양영화는 영국의 식민지로 있었던 1960년대 이야기로 전형적인 홍콩의 서민 아파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엔 문화적으로 보수적이었던 시기였고, 높은 칼라와 몸에 딱 맞는 치파오 패션이 인기 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같은 날, 같은 아파트 이웃으로 이사 온 첸과 차우
자주 마주치다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핸드백이 각자의 배우자와 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공통적으로 외로움으로 우정을 쌓아가고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간다.
당시의 보수적이었던 홍콩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둘의 만남이 그려진다.
둘의 사이가 깊어가면서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하지만, 욕망에 사로잡힌 자신들을 발견하고 죄책감까지 느끼며 이별의 순간을 맞이한다.
세월이 흐르며 평행선을 달리듯 하면서 영화는 종료된다.
화양연화는 굳이 말하자면 불륜에 관한 영화이지만, 전혀 선정적이지 않고 불륜이 죄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사랑과 그리움이 묻어나며 애처롭게 돌아가는 필름, 감독적인 스토리가 있고, 아울러 첸과 차우의 드라마 같은 로맨스가 이어지지만, 정작 그들을 외롭게 한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들은 전혀 나오지 않는 점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동양적인 로맨스가 전개되지만 화양연화는 서양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권위있는 국제영화제에서의 수상했으며, 세계 예술가들에게 지속적인 영감을 주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합니다.
첸과 차우의 이웃한 아파트 공간이 우리나라 아파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홍콩의 비싸고 좁은 아파트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화양연화는 개봉한 지 24년 만에 본 것인데요.
서두에 얘기한 것처럼 젊어서 보기보다는 나이가 조금 들어 보니 더욱 잔잔한 감동이 일어나는 영화입니다.
화려한 영상미나 알찬 콘텐츠보다는 애처로운 둘의 미완성되는 사랑 이야기가 가슴을 여미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어쩜 요즘처럼 많이 개방된 시기에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라 도욱 와닿은 영화가 아니엇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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