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새로운 핫플레이스, 용산 한강로의 용리단길
요즘 용리단길이 SNS에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새로운 명소가 아닌 오래전부터 서울의 이야기를 품어온 옛 동네라고 하는데요.
지난해 11월,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한강로 2가에 입주하면서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수십 년째 멈춰있던 동네가 달라지고 있다 합니다.
신용산역 1번 출구와 삼각지역 3번 출구 사이 한강로2가 및 용산우체국 주변 이면도로를 용리단길이라 부르며, 이곳에 새로운 상권이 들어서고 있는데요.
내 손안에 서울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최근 개업한 식당이나 카페는 주로 용산우체국 근처에 밀집해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1번 출구와 가까운 곳이죠.
올 들어 모나미카레, 일일향, 브로일링커피컴퍼니 등 일식집과 중식집, 커피점이 문을 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국경제신문 기사 발췌)
용리단길 투어는 용산역서울의 오랜 역사와 무수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용산역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용산역 앞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끌려간 강제징용 노동자를 나타낸 것인데요.
깡마른 남자가 곡괭이를 손에 쥐고 있고, 어깨에 앉은 새는 자유에 대한 갈망을 나타냅니다.
용산역은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이 집결한 장소라고 합니다.
100만 명이 넘는 조선 청년들이 강제징용에 동원되었다고 하는데요.
용산역을 지나면서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을 되새겨 봤으면 합니다.
용산역 오른쪽에 있는 철도회관 마당에는 고려시대 석비가 있습니다.
탑의 이름은 연복사탑중창비
고려 수도 개성에는 연복사라는 큰 절이 있었는데, 조선시대에 소실된 후 다시 지어 현재까지 개성에 연복사가 있다고 합니다.
고려 때 연복사에는 5층 불탑이 있었는데 소실되었다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불탑을 재건했는데요.
그 공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내력을 담아 이 비석을 세웠답니다.
개성 연복사에 있어야 할 이 비석이 왜 이곳에 놓여있을까?
110여 년 전 일제가 용산으로 반출한 후 미처 일본으로 가져가지 못해 이 자리에 남게 된 것입니다.
통일이 되어 이 비석이 제 자리로 돌아갈 날이 있겠지요?
용산역 앞에는 용산철도병원(등록문화재 제428호)가 있습니다.
1928년 철도국 서울진료소 본관으로 지어져 벌써 9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철도기지로 개발됐던 용산을 상징하는 건축물인데요.
당시 52개 병상 8개과가 진료를 했고, 이후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이 있었던 곳입니다.
현재는 실내에는 들어가 볼 수 없고, 건물의 모습만 볼 수 있는데요.
2021년 용산역 역사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라고 하네요.
아모레퍼시픽 본사빌딩은 용산역과 마주보고 있습니다.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David Chipperfield)가 설계했는데, 한국의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것이 특징입니다.
지하 1층에서 3층까지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어 용산역 일대 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술관, 태평양 아카이브 등을 둘러보고 식사와 차를 곁들일 수 있어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개성 있는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선 길을 ‘○리단길’이라고 하죠?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 한강로 2가 골목길에 용리단길이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들어서고, 1~2년 전부터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이 하나둘씩 오픈했습니다.
주말이면 SNS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로 줄을 서는 맛집까지 있을 정도라는데요.
오래된 주택가를 거닐며 트랜디한 공간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입니다.
용산우체국을 왼쪽 도로(한강대로 40길)를 따라 쭉 걸어가면 왜고개성지가 나옵니다.
이곳은 병인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일곱 분의 순교자를 포함해 총 10분의 순교자들이 묻혔던 곳인데요.
순교성인들이 쉬어간 자리로서 의의가 있습니다.
현재는 국군중앙성당으로 군인 사목의 중심지가 되고 있습니다.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으로 가는 길에는 화랑거리가 있습니다.
1960~70년대 전성기였다가 지금은 그 명맥을 잇는 수 십개의 화랑과 액자 가게만이 남아 있는데요.
박수근, 이중섭 등 우리가 잘 아는 화가들도 이곳을 거쳐 갔다고 전해집니다.
화랑골목을 지나면 대구탕 골목이 나옵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대구탕 식당 여러 곳이 모여 있지요.
삼각지 주변에는 육군본부 등이 있어 군인이 많았는데요.
그들이 대구탕 식당의 주요 단골이었다고 합니다.
2018년 8월 평택기지 이전 후, 폐쇄된 용산 미군 ‘캠프 킴(Camp Kim)’ 부지 USO(주한미군 미군위문협회) 건물이 지난해 11월. 용산공원 갤러리로 오픈했습니다.
1908년에 지어져 일본군 사무소로, 6·25전쟁 이후에는 USO에서 사용했던 건물인데요.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공원 갤러리에서는 용산기지 역할과 서울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사진, 지도 등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에 개방한 첫 미군기지 건물에 '용산공원갤러리' 오픈
용산역 주변으로 이렇게 많은 역사현장이 살아 숨 쉬고 있는지 정말 몰랐는데요.
멈추면 많은 것이 보이는 용산역 일대. 한 번쯤은 시간을 내어 천천히 산책해 보면 좋겠습니다.
다만, 핫플레이스로 뜨면 따라오는 현상이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이곳도 최근 권리금이 폭등하고 있어서 벌써 걱정을 해야 할 판이라니 뜨고 지는 패턴의 핫플레이스가 아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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