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3) 세계기록유산
유네스코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로 영국 런던에서 유네스코 헌장을 발표하며 창설되었고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50년 6월 14일 파리에서 개최된 5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정식으로 회원에 가입을 했고, 1987년부터 집행 위원국으로 선출되었고, 1987년부터 16년간 집행이사회에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세계유산에는 세계유산, 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등이 있고, 별도로 생물권 보존지역과 세계 지질공원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세 번째 이야기는 세계기록유산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유네스코에서 지정된 유산으로 세계유산은 총 1,121곳 중 우리나라는 15곳, 무형문화유산은 총 498건 중 21건, 세계기록유산은 총 432건 중 16건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현재 유네스코 회원국에는 204개국(정회원국 193, 준회원국 11)이 있는데,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건수는 상대적으로 많은 편에 속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역사가 오래되고, 민족유산이 많다는 반증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을 세계유산, 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생물권보존지역과 세계지질공원 등 4개 분야에 등재되어 있는 문화유산을 정리해 총 4개의 시리즈로 정리했으니, 아래 링크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1) 세계유산 총정리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2) 세계무형유산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3) 세계기록유산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4) 생물권 보존지역과 세계지질공원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52건 목록입니다.
우리나라 유네스코 지정유산 지도는 유네스코와 유산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곳의 지도입니다.
세계유산 15건, 무형문화유산 21건, 세계기록유산 16건 등인데요.
오늘은 세 번째 이야기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세계기록유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유네스코는 1992년 ‘세계의 기억(Memory of the World, MoW)’라는 이름으로 모든 인류에게 중요한 기록유산의 체계적 보존과 접근성 향상을 위한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전쟁과 사회변동, 문화재 불법거래 등으로 이미 인류의 소중한 기억들이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사업은 서적, 석판, 그림, 지도 등 아날로그 형태 기록물과 오디오, 비디오 등 디지털 형태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불문하고 인류 모두의 소중한 기억이 미래세대에 잘 전수될 수 있도록 최적의 기술을 동원하여 보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은 2017년 기준으로 432건이며,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총 16건입니다.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 조선왕조실록
2001년 승정원일기, 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
2007년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2009년 동의보감
2011년 일성록, 1980년 인권기록유산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록물
2013년 난중일기 이순신 장군의 진중일기, 새마을운동 기록물
2015년 한국의 유교책판,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2017년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1) 훈민정음해례본
조선 세종대왕이 한자 차용을 대신할 문자 체계인 ‘한글’을 1443년 반포함으로써 한민족은 고유의 음운체계를 쉽고 직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글 반포와 함께 정인지 등 당시 연구에 참여한 집현전 학자들이 한글의 해설과 용례를 덧붙인 해례본을 만들었습니다.
28개 표음문자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우리 고유의 말소리를 쉽게 옮길 수 있게 되었고, 누구나 글로 의사소통을 하고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되면서 높은 문해율에 기반하여 비약적인 민족문화 발전의 전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2)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로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로 기록한 책입니다.
정치, 외교, 사회, 경제, 학예, 종교, 생활부터 천문, 지리, 음악, 과학적 사실이나 자연재해, 천문현상은 물론 국왕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의 생활기록이 담겨 있는 민족문화서의 성격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그 역사기술에 있어 매우 진실성과 신빙성이 높은 역사기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더 나아가 활자로 인쇄 간행되어 인쇄문화의 전통과 문화수준을 보여 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3) 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
고려 말 백운화상이 엮은 책으로, '승려들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부처와 고승들의 가르침을 취사선택하여 누구든 선법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는 선불교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직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의 현존 증거로 인류 역사상 매우 중요한 기술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주 흥덕사지에서 1377년 7월 상/하 2권으로 인쇄되었다고 명확히 쓰여 있으나, 하권만 남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4) 승정원일기
승정원은 국가 기밀을 취급하던 '국왕의 비서실'로 승정원일기는 조선 왕조 관련 방대한 역사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임금의 일과를 장소와 시간대별로 기록하여, 실록 편찬 시 기본자료로 이용한 사실과 함께 원본 한 부만 있는 귀중한 1차 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조선 전기 내용들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현재 인조부터 조선 마지막 임금 순종까지 기록만 이 남아 있습니다.
5)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총 81,258판 목판에 새긴 대장경판으로 흔히 '팔만대장경'이라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완벽한 산스크리트어 한역 불교대장경으로 일컬어집니다.
다양한 언어의 경전, 계율, 교리 및 불교 관련 역사기록물을 번역, 집대성하고 중국어 원문 문헌을 일부 선정, 수록하고 있습니다.
당시 정치, 문화, 사상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역사기록물이며, 경판을 보존하는 장경판전도 세계유산에 지정되어 있습니다.
6) 조선왕조 의궤
조선왕조의 유교적 의례와 국가 행사 시 사용된 문서를 정리한 3,895권의 기록물로, 사신영접 등 왕실 주요 행사와 건축물, 왕릉 조성 및 왕실문화활동에 대한 기록을 그림으로 남겨 시각적으로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의궤는 조선왕조 및 동아시아 지역문화를 비교 연구할 수 있는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체계적인 시각중심 기록이라는 점에서 동서양 모두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가치를 지닙니다.
7) 동의보감
동의보감은 ‘동양 의학의 이론과 실제’를 뜻하며, 허준이 선조의 명에 따라 1613년 간행한 의학지식과 치료법에 관한 백과사전적 의서입니다.
공공 의료와 예방 의학 확립을 선포하기 위해 편찬된 이 책은 16세기 말까지 저술된 국내외 의학 기록들을 요약하고 한국적 맥락에 맞게 적용한 것으로 동아시아에서 2,000년 동안 발전한 다양한 의학 지식을 단 한권으로 집대성하였습니다.
8) 1980년 인권기록유산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록물
1980년 5월 광주를 중심으로 전개된 민주화 항쟁과 진압, 책임자 처벌, 피해 보상과 관련하여 기록, 생산된 자료입니다.
5 · 18 민주화운동은 한국은 물론 필리핀, 타이,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민주화를 이루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진상조사, 가해자 처벌, 명예회복, 보상, 기념사업이라는 5대 원칙은 유엔 인권위가 인권침해에 대한 보상규칙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9) 일성록
영조부터 순종까지 150여 년간 국왕의 동정과 국정운영을 일기체 형식으로 정리한 책으로, 임금의 일기 형식이나 실질적으로는 왕실의 공식 기록물입니다.
일성록은 수록 내용이 요점별로 정리되고 기사마다 표제가 붙어 실록과 비교해볼 수 있는 사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습니다.
또한 조선말기 동서양의 정치, 문화 교류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시대 흐름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어 세계사적 중요성을 지닙니다.
10) 난중일기 이순신 장군의 진중일기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쓴 일기이며, 군 사령관이 겪은 교전 상황이나 개인적 소회, 날씨나 전장의 지형, 서민 생활상까지 아우르는 상세한 기록입니다.
임진왜란 관련 사료 중 해전 관련 자료로는 난중일기가 유일하다고 할 만큼 사료 가치가 높습니다.
또한 당시 동아시아 국제정세와 군사적 갈등을 포함한 세계사 연구에도 매우 귀중한 자료입니다.
11) 새마을운동 기록물
1970년부터 추진한 새마을운동 과정에서 생산된 대통령 연설문과 결재문서, 행정부처의 공문, 마을단위의 사업서류, 성공사례, 새마을교재, 사진과 영상 등 약 22,000건의 자료를 총칭합니다.
새마을운동은 농민들의 열정적 참여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농촌개발과 빈곤퇴치를 달성한 성공적인 민관협력의 사례이며,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12)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KBS가 1983년 6월 30일부터 총 138일, 방송시간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한 비디오 원본 463개, PD 업무수첩, 가족상봉 신청서, 방송진행표, 기념음반, 사진 등 기록물입니다.
아픈 역사를 담은 이산가족 기록물은 전쟁과 분단의 참상을 세계에 알려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서는 안된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보편적 인류애를 고취시킨 기록으로 세계 방송사에도 기념비적인 유산입니다.
13) 한국의 유교책판
조선조 유학자들의 책 발간을 위해 판각한 책판으로 후대 학자들이 선현의 학문적 상징으로 간주하여 보관, 전승해왔습니다.
유교책판은 문중-학맥-서원-지역사회 연계 네트워크에서 편찬해온 유교 500년 집단지성을 대표하며, 누대에 걸친 지역 지식인 집단의 문학, 정치, 사회, 대인관계 등 다양한 관심사를 다루지만 궁극적으로 유교적 인륜공동체를 실현하려는 공통성을 보입니다.
14)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어보는 조선왕실의 권위와 신성성을 표시하는 의례용 도장, 어책과 교명은 왕실 전례를 기록하여 후대에 전달하는 교서입니다.
금, 은, 옥에 새긴 어보, 오색 비단에 교훈적 글을 쓴 교명, 옥이나 대나무에 책봉이나 명칭 수여 내용을 새긴 옥책과 죽책, 금동판에 책봉 내용을 새긴 금책 등을 일컫는 책보는 내용과 형식, 서체, 재료, 장식물 등이 다양하여 조선왕실의 시대적 변천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15)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
일본 에도막부 초청으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조선이 파견한 외교사절단 관련 자료들로, 전쟁을 경험한 양국이 평화를 구축하고 유지하려는 지혜가 응축되어 있으며, 성신교린을 바탕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가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는 동아시아 전역에 정치적 안정과 장기적 교역 활성화에 기여하였으며, 항구적 평화공존과 타문화 존중 등 인류가 지향해야 할 목표의 보편타당성을 보여줍니다.
16)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구한말 제국주의 열강은 피식민지에 대규모 빚을 지워 지배력을 강화하였는데, 우리 국민은 일본 외채로 인한 망국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1907년부터 1910년까지 자발적 국채보상운동을 일으켰고, 이후 거의 유사한 민간운동이 중국, 멕시코, 베트남 서도 일어났습니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국민적 연대와 책임의식에 기초한 위기극복 사례로 국가 위기에 자발적으로 대응하는 시민운동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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