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돌담길 너머 서순라길, 그리고 색동박물관과 대각사 풍경
종로에 가면 요즘 산책하기 좋은 길이 하나 생겼더군요.
종묘 서쪽 담장을 따라 걷는 서순라길이라고 하는 곳인데, 다른 곳보다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 제대로 된 가을을 느끼게 하는 풍경입니다.
서순라길은 창덕궁 정문에서 길 건너 좌측의 골목에서 시작하여 종로3가역 11번 출구가 있는 곳까지 이어지는 길을 말하는데요.
종묘의 서쪽 담장을 따라 길게 이어진 800여 m의 길입니다.
과거에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 그리고 추존왕과 왕비의 신를 봉안한 사당인 종묘를 순찰하는 순라청이 있었고, 그 서쪽에 위치하여 서순라길이라는 도로명이 생겼습니다.
가을이 익어가는 서순라길 가을 풍경과 그 골목에 위치한 한국색동박물관과 도심 속 사찰 대각사 풍경을 담았습니다.
창덕궁이 일직선으로 보이는 돈화문로,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정면에 있어서 돈화문로라는 도로명이 붙었습니다.
이 돈화문로는 조선시대에 임금이 행차할 때 백성들을 만났던 길입니다.
돈화문로는 창덕궁 돈화문에서 종로3가역까지 800m에 이르는 구간으로, 최근 도로 폭을 10m를 7m로 줄이고, 보행로는 최대 6.5m로 넓히는 공사가 마무리되니 확 트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주정차된 차량과 지저분한 보도 등으로 궁궐 앞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환경이었는데, 정말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이 돈화문로를 비롯해 우측에 평행하게 이어진 서순라길, 좌측에 평행하게 이어진 삼일대로 주변을 대대적인 개선공사를 했는데, 서울시에서 추진한 정책 중 제법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일입니다. ㅎㅎ
돈화문로와 율곡로가 만나는 창덕궁 돈화문 앞 창덕궁 교차로입니다.
우측으로 걸어가니 창덕궁 남쪽 단봉문이 있고, 그 주위에는 이제 단풍이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서순라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찍은 터널인데요.
일제강점기인 1931년에 도로를 내면서 단절시켰던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는 율곡로 개선사업으로 만들어진 터널입니다.
원래 조선시대에는 창덕궁과 창경궁, 종묘가 하나로 이어져 있었는데, 일제가 길을 내면서 단절된 구간이었습니다.
이 터널은 이미 완공되었고, 터널 위로 창경궁과 종료를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보행로와 녹지가 완공되는 시기는 내년이라고 합니다.
서순라길에 접어들면 예쁜 한옥카페인 소연이라는 주얼리 카페가 있네요.
종로하면 우리나라 최대 주얼리 관련 업체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지금도 종로3가역을 중심으로 수많은 업체가 있는데, 서순라길에는 많은 공방과 카페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서순라길 모습
좌측은 종묘 담장인데 지금 종묘 담장 일부 구간 개선공사가 진행 중이라 펜스가 쳐져 있습니다.
평일에는 가끔 차들이 지나가지만, 토요일과 휴일엔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돈화문로와 삼일대로 등과 함께 도로 정비공사를 마치면서 주위 풍경들이 깔끔하게 변했습니다.
종묘 담장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
가까이 가 보니 핑크빛 꽃이 피어 있습니다.
종묘 담장과 나란히 이어지는 서순라길
종묘라는 숙연함과 고즈넉함이 묻어나는 길입니다.
요즘엔 서순라길도 제법 많이 알려져서 주말이면 사진을 찍기 위해 젊은 남녀 커플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서순라길의 나무들은 이미 형형색색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습니다.
서순라길 개선공사를 하면서 심은 나무들이라 작아서 더 정겨움이 가는 것 같습니다.
종묘 담장 위를 따라 올라가는 등나무
노랗게 물든 나무 위에 까치 한 마리가 사진 찍는 걸 봐도 가만히 앉아 있네요.
서울의 가장 한 복판인 도심에서 이런 운치있는 종묘 담장과 단풍과 까치라니..정말 멋지지 않나요?
조금 내려가면 서울주얼리지원센터가 있습니다.
종로가 주얼리 메카라고 설명한 것처럼 서울시 주얼리 업체들을 지원해주기 위해 서울시에서 설립한 기관이랍니다.
종묘 담벼락은 큰 받침돌을 아래에 일목요연하게 쌓았고, 약간의 여유를 둔 다음에 작은 벽돌로 쌓은 구조입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한옥으로 지어진 서울주얼리지원센터 2관이 있습니다.
주얼리 스타트업 업체의 제품들을 전시하고 판매지원을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서울주얼리지원센터를 옆으로 두고 좁은 길로 들어서면 한국색동박물관이 있습니다.
색동연구가 김옥현의 30여 년간의 색동에 관한 연구와 수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색동과 전통 한옥이 잘 어우러진 외관입니다.
한국색동박물관 관람안내
관람시간 10:00~18:00
휴무일 매주 일~월요일
관람료(입장료) 성인 6,000원, 어린이 및 청소년 5,000원
주차장 없음,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
한국색동박물관 아래에 있는 니코키친
그리스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서순라길 골목마다 이런 작은 카페와 식당이 운치있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나오면 도심 속 사찰, 대각사가 있습니다.
대각사가 있는 이 터는 3.1 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인 용성스님 거주터라고도 합니다.
불교 혁신운동을 펼친 백용성(1864~1940) 스님이 활동하던 곳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대각사는 1911년 용성스님이 대각교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창건했는데, 용성스님의 포교정신은 훗날 대각회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당시 대각교가 대각사를 중심으로 민족자주성을 일깨운다고 판단해 조선총독부에 의해 탄압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1945년 12월 12일에는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요인의 귀국을 환영하는 귀국 봉영회가 마련된 역사적인 정소였다고 합니다.
대각회는 처음 들어보는데, 1969년에 창립된 불교포교단체라고 하는데요.
지금 지어진 이 건물은 1986년에 새로 지었다고 합니다.
종묘 돌담길 따라 조용한 길을 걸을 수 있는 서순라길.
방문하기 좋은 아늑한 카페와 주얼리 공방 등이 어우러진 풍경의 도심 속 힐링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덕수궁 돌담길 못지않은 서순라길 돌담길도 이 가을에 걸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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